일상 속 지식 한 입

"세탁기 속 미세플라스틱, 우리가 놓치고 있는 일상의 진실"

storyforyourlife 2025. 5. 9. 15:00

바지 하나, 셔츠 한 장을 세탁할 때마다 우리 눈에 보이지 않는 작고 위험한 것들이 흘러나오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계십니까? 바로 '미세플라스틱'입니다. 흔히 바다에서 떠다니는 플라스틱 조각만을 떠올리지만, 실제로는 세탁기 속에서도 수많은 미세플라스틱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경로는 고스란히 바다와 식탁으로 이어집니다.

미세플라스틱은 5mm 이하의 아주 작은 플라스틱 입자를 말합니다. 그중에서도 우리가 매일 사용하는 합성 섬유—폴리에스터, 나일론, 아크릴 등이 주범입니다. 옷을 세탁할 때마다 이러한 섬유 조각들이 마모되어 물과 함께 빠져나오고, 하수처리장을 거쳐 자연으로 방출됩니다. 특히 세탁 시 고온, 강한 회전, 장시간 세탁 등이 미세 섬유 발생량을 더욱 증가시킵니다.


이러한 미세플라스틱은 하천과 바다로 흘러들어가면서 해양 생물의 몸속으로 스며듭니다. 문제는 여기서 끝나지 않습니다. 그 생물들이 인간의 식탁에 오르게 되면서, 결국 우리 몸에도 미세플라스틱이 축적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국제 환경단체들은 인간의 혈액, 폐, 태반에서도 미세플라스틱이 발견되고 있다고 경고합니다.

이 작은 조각들이 인체에 어떤 장기적인 영향을 미칠지는 아직 완전히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염증 유발, 세포 손상 가능성 등 다양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으며, 세계보건기구(WHO)도 이에 대한 연구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이 미세플라스틱 문제를 막을 수 없을까요? 물론 전면적인 해결은 산업 차원의 변화가 필요하지만, 개인이 실천할 수 있는 행동들도 있습니다.

첫째, ‘세탁 필터’ 또는 ‘미세섬유 필터’를 부착하는 것입니다. 일부 가정용 세탁기에는 기본으로 장착되어 있지만, 추가로 설치할 수 있는 외부 필터도 시중에 나와 있습니다. 이 장치는 세탁 과정에서 빠져나오는 미세 섬유를 걸러내는 역할을 합니다.

둘째, 옷을 살 때 '친환경 소재'나 '오가닉 코튼'처럼 천연 섬유로 제작된 제품을 선택하는 것입니다. 합성 섬유는 저렴하고 관리가 쉬운 장점이 있지만, 환경적 영향까지 고려한다면 적어도 일부 소비를 바꿔나갈 필요가 있습니다.

셋째, 세탁 횟수를 줄이고 저온 세탁을 선택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빨래를 자주 하지 않아도 되는 생활습관을 기르고, 꼭 필요한 경우에만 세탁기를 돌리는 것만으로도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줄일 수 있습니다.


우리가 익숙하게 반복하는 일상 속 행동들이 지구에 얼마나 깊은 영향을 주는지 깨닫는 일은, 오늘날 그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과학은 우리에게 이미 많은 경고를 보내고 있고, 이제는 선택의 몫이 개인에게 돌아오고 있습니다.

세탁기는 우리가 매일 사용하는 평범한 가전이지만, 그 안에는 우리의 미래가 함께 돌아가고 있습니다. 다음 빨래를 할 때, 잠시 멈춰 그 속에서 흘러나오는 보이지 않는 조각들을 떠올려보시기 바랍니다.
환경을 바꾸는 일은 거창한 캠페인이 아니라, 아주 작은 인식의 전환에서 시작됩니다.